안녕하세요!
J-POP 주저리주저리, NeLA입니다.
오늘 이야기해 볼 곡은 [tuki.]의 <아이모라이모(アイモライモ)>입니다.

1. tuki.의 뜻과 활동 방식
tuki.라는 아티스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녀의 물리적 나이와 그에 대비되는 정신적 성숙도, 그리고 독립적인 활동 방식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녀는 13세에 기타를 처음 잡았으며, 자신의 방에서 연주한 영상들을 틱톡(TikTok)에 업로드하며 음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tuki.의 활동 방식에서 주목할 점은 기성 기획사에 소속되지 않고 ‘월면착륙계획’이라는 독자적인 레이블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직접 관리한다는 것입니다. 활동명인 ‘tuki.’ 역시 신비로운 이미지를 가진 달을 좋아하여 스스로 명명한 것이며, 일반적인 표기인 ‘tsuki’ 대신 4글자의 시각적 균형을 선호하여 ‘tuki.’라는 표기를 선택했다는 비하인드는 그녀의 직관적인 창작 스타일을 잘 보여줍니다.

2. ‘아이모라이모’의 제작 배경과 비하인드 스토리
<아이모라이모>는 2024년 11월 6일 디지털 싱글로 발매되었으며, 이후 tuki.가 15세가 될 때까지 쓴 곡들을 집대성한 첫 정규 앨범 ‘15’의 4번 트랙으로 수록되었습니다. 이 곡은 tuki.가 15세라는 나이가 가진 특유의 감수성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심화된 인간관계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한 시기에 제작되었죠.
tuki.의 첫 곡이자 그녀를 알린 곡인 <만찬가>가 아버지의 한 마디-“인생은 3만 일뿐이다”-와 어머니의 질문-“마지막 만찬으로 무엇을 먹고 싶니?”-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했다면, <아이모라이모>는 타인과의 ‘연결’과 ‘단절’에 대한 아티스트 개인의 깊은 고찰이 반영된 결과물입니다.
곡의 제목인 <아이모라이모>는 일본어와 영어를 교묘하게 결합한 중의적인 표현입니다. 가사 내에서 "사랑도 거짓말도"라는 구절로 직접 언급되듯이, 이는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 사랑(愛): 상대방을 향한 순수한 애정과 긍정적인 감정.
- 거짓말(Lie): 관계 내에서 발생하는 불완전함, 숨기고 싶은 과거, 혹은 서로를 지키기 위한 선의의 기만.
- 수용: "사랑도 거짓말도 그 모든 게 너를 만들어 온 거겠지"라는 가사를 통해, tuki.는 상대방의 밝은 면뿐만 아니라 어둡고 불투명한 부분까지도 현재의 그 사람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로 인정하겠다는 성숙한 태도를 보여줍니다.
이러한 제목의 설정은 15세 소녀가 바라보는 사랑이 단순히 환상적이고 아름답기만 한 것이 아니라, 불완전함과 모순을 동반한 현실적인 것임을 보여줍니다.
3. 디지털 시대의 관계성과 포기할 수 없는 인연의 끈
<아이모라이모>의 가사는 두 인물 사이의 전화 통화라는 구체적인 상황 설정을 통해 전개됩니다. 이는 청취자로 하여금 사적인 대화를 엿듣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이 갖는 정서적 무게를 극대화하죠.
もしもし今何してた?
여보세요 지금 뭐 하고 있었어?
髪を乾かしてたとこ
머리 말리고 있었어
特に用は無いんだけれど 声が聴きたくて
특별한 용건은 없는데,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そっちはなにしてたのさ
너는 뭐 하고 있었어
ベッドでごろごろしてたよ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었어
俺も話したいなって 思ってたとこ
마침 나도 얘기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참이야
곡은 "여보세요, 지금 뭐 하고 있었어?"라는 평범한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이 대화는 대단한 사건이 없는 일상 속에서도 서로를 떠올리는 마음이 일치했을 때 느끼는 ‘기적’을 이야기합니다. tuki.는 서로 다른 인간이 아무것도 아닌 대화 하나로 마음이 맑아지는 현상을 '기적'이라고 정의하며, 관계의 출발점이 갖는 순수함을 강조하고 있죠.
二人繋いだラインも
둘을 이어 준 라인도
どちらかが切れば終わるから
누군가가 끊으면 끝나 버리니까
赤い糸解かないで ずっと
붉은 실을 풀지 말아 줘 줄곧
곡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현대적인 소통 수단인 ‘라인(LINE)’과 고전적인 운명의 상징인 ‘붉은 실’의 대비에서 나타납니다.
여기서 ‘라인’은 버튼 하나로 차단하거나 대화방을 나가는 것만으로도 즉각적인 단절이 가능한 디지털 시대의 가벼운 연결을 의미합니다. tuki.는 이러한 디지털적 연결의 취약성을 직시하면서도, 결코 끊어지지 않는 운명적인 ‘붉은 실’에 의지하고 싶어 하는 간절함을 호소하죠. 이는 현대의 청소년들이 느끼는 관계에 대한 근원적인 불안감을 예리하게 파고든 표현입니다.
100年後なんてないし
100년 뒤 같은 건 없고
10年先だってわからない
10년 후도 알 수 없어
1年もたってないし
1년도 지나지 않았고
ひと月は会えてない
한 달은 만나지도 못했어
1日だって構わない
하루라도 괜찮으니까
一時間 1分 一秒で
1시간, 1분, 1초로
ちゃんと好きって
제대로 좋아한다고
面と向かって
얼굴을 마주하고서
곡의 후반부에서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현재의 중요성이 시간의 단위를 통해 구체화됩니다.
tuki.는 "100년 뒤 같은 건 없고 10년 후도 알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이러한 비관적일 수도 있는 미래관은 오히려 "단 1분, 1초라도 좋으니 제대로 좋아한다고 얼굴을 마주하고 말해달라"는 현재 중심적인 사랑의 태도로 연결됩니다. 미래의 영원함을 약속하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의 진실함을 확인받고 싶어 하는 현 세대의 사랑 방식을 대변하는 대목입니다.
tuki.(17)
高校三年生 17歳 弾き語り 誰かの心に響きますように。
www.youtube.com
4. 15세의 소녀가 세상에 새긴 이야기
tuki.의 <아이모라이모>는 단순히 사춘기 소녀의 풋사랑을 노래한 곡이 아닙니다. 이 곡은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감정을 어떻게 매개하고, 또 어떻게 소외시키는지에 대한 15세 창작자의 예리한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그녀는 '15' 앨범과 곡들이 "의심할 여지 없이 지금의 내가 새겨진 한 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이모라이모>는 그 선언의 핵심에 있는 곡으로, 사랑의 덧없음을 알면서도 지금 이 순간의 1초를 위해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인간 본연의 애착을 가장 현대적인 언어로 풀어냈습니다.
tuki.가 앞으로 성인이 되어가며 어떤 음악적 변천을 겪더라도, <아이모라이모>에서 보여준 ‘사랑과 거짓말을 모두 껴안는 태도’는 그녀의 음악적 세계관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둥이 될 것입니다. 이 곡은 100년 후를 약속할 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지금 당장 곁에 있는 사람의 손을 잡고 "제대로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부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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