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J-POP 주저리주저리, NeLA입니다.
오늘 이야기해 볼 곡은 [Ado]의 <逆光(역광)>입니다.

1. 현대 일본 대중음악의 패러다임 변화와 Ado라는 현상
2020년대 초반, 일본 대중음악계는 이른바 '우타이테(歌い手)' 출신 아티스트들의 도약과 함께 거대한 변곡점을 맞이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보컬리스트 Ado가 있으며, 그녀의 커리어에서 가장 화려한 정점 중 하나로 기록될 지점은 단연 2022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원피스 필름 레드(ONE PIECE FILM: RED)'와의 협업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인기 애니메이션의 사운드트랙을 담당하는 수준을 넘어, 극 중 핵심 인물인 '우타'라는 가상의 디바를 현실의 보컬리스트 Ado가 가창함으로써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앨범 '우타의 노래(ウタの歌: One Piece Film Red)'의 세 번째 싱글로 공개된 <逆光(역광)>은 이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음악을 잘 드러냅니다.

2. 바운디의 작가주의와 역광의 음악적 설계
<逆光(역광)>의 음악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프로듀서 바운디의 존재입니다. 바운디는 록, 힙합, R&B를 자유롭게 융합하는 아티스트로서, 그는 우타라는 캐릭터가 가진 '내면의 분노'를 표현하기 위해 펑크 록(Punk Rock)과 그런지(Grunge)적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했다고 합니다.
바운디는 이 곡을 통해 "우리가 피하고 싶었던 진실,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나 자신을 그대로 껴안고 나아가게 해주는 힘"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이는 그가 자신의 정규 앨범 'replica'에서 탐구해온 '본질과 복제'라는 테마와도 맞닿아 있으며, 타인의 기대에 의해 규정된 '우상'으로서의 자아를 부정하고, 상처 입은 본연의 자아로 회귀하려는 강한 의지를 투영합니다.

3. 샹크스와 우타, 그리고 '사랑의 벌'
<逆光(역광)>의 가사는 단순히 분노를 배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원피스 세계관 내의 핵심적인 관계성을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특히 양아버지인 빨간머리 샹크스와의 관계는 이 곡의 서사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축입니다.
빨간머리 샹크스는 해적이었기에 떠돌아 다닐 수밖에 없었고, 우타는 그런 샹크스에 의해 방치되면서 고독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이후 세계적인 가수로 성장하지만 그 내면에는 분노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そりゃあ愛ある罰だ
그건 사랑을 담은 벌이야
そりゃあ愛への罰だ
그건 사랑에 대한 벌이야
위 두 구절은 가사가 진행되는 내내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여기서 '벌'은 중의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죠. 우타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샹크스에 대한 원망을 '벌'이라는 단어로 표현하지만, 그 기저에는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이 깔려 있습니다.
散々な思い出は悲しみを穿つほど
지독한 추억은 슬픔을 꿰뚫을 만큼
怒りよ今 悪党ぶっ飛ばして
분노여 지금 악당을 때려 날려버려
하지만 우타는 지독했던 과거의 상처에 무너지지 않고, 내면의 분노를 표출하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특히 '분노'를 터뜨리는 부분에서는 고독에 방치된 '피해자'의 울분과 함께 자신의 노래로 사람들을 굴복시키려는 독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逆光よ
역광이여
'역광'은 피사체의 뒤에서 빛이 비치는 현상이죠.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대상이 눈부시게 빛나 보이지만, 정작 그 대상의 얼굴은 짙은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습니다.
즉, 우타는 세계적인 가수로 추앙받으며 빛 속에 서 있지만, 그 내면에는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 깊은 어둠과 슬픔이 자리 잡고 있음을 상징합니다.
결국 <逆光(역광)>은 상처받은 아이가 노래로 세상을 구원하겠다는 명분으로 벌이는 처절한 반항을 그리고 있습니다.
4. <逆光(역광)>이 남긴 음악적 유산
Ado의 <逆光(역광)>은 현대 J-POP이 도달한 기술적, 서사적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이 곡은 보컬리스트 Ado에게는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증명하는 장이 되었으며, 작곡가 바운디에게는 자신의 음악적 철학을 대중적인 틀 안에 성공적으로 녹여낸 성과물입니다.
그러면서 현실의 부조리에 분노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원피스 필름 레드가 남긴 수많은 기록 중에서도 <逆光(역광)>은 가장 강렬한 '붉은색'의 이미지를 남겼습니다. 그것은 우타의 머리카락 색이자, 분노의 색이며, 동시에 사랑의 온도를 나타내는 색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逆光(역광)>은 수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빛은 스스로가 정의하는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J-POP 역사에서 분노가 어떻게 아름다운 예술로 승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표본으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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